👉 회사에서 무슨 일하세요? 첫 번째 글에서 이어진 두 번째 글이다.
✅️ 비즈니스 성장에 직,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디지털콘텐츠 기획 제작
SEO만으로도 할 게 많지만 짬을 내어 디지털콘텐츠 기획,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통적인 콜센터를 AI 같은 최신 기술을 통해 현대화하는 FCC(미래컨택센터)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 기획, 촬영, 편집을 했다.
당시 회사에는 제대로 된 장비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 이름 걸고 하는 일인데 퀄러티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 집에서 보유 중인 카메라, 마이크, 조명 등 개인 장비를 영끌해 제작했다.😅
해당 영상과 관련된 스토리는 다음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년간 300억이 투입된 프로젝트 홍보영상…
임직원 일탈 방지를 위한 숏폼 영상도 만들었다. 회사에서 직원 횡령, 일탈 등 정보 보안 이슈는 기업 경영 측면에서 끊이지 않는 문제이다. 금융업에서 횡령은 업에 대한 본질적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면에서 일반 기업보다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막기 위해 유관 부서에서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보였다. ‘어떻게 해야 금융사고를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아래와 같은 문서를 작성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내가 해야 하는 업무도 아니었다. 단지 업의 관점에서 필요하다 생각해 자발적으로 추진한 일이다. 물론 내가 하고 싶다고 회사에서 마음대로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는 없는 상황. 문서 작성 후 유관 부서 담당자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영상 기획안에 공감하셨고 제작하면 내부에 적극 공유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
이후 내 사비를 투자해 시나리오에 맞는 전문 배우 섭외를 진행했다. 대략적인 제작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았다. 모두 직접 진행했다.
① 업계에 잘 알려진 플랫폼에 공고문을 올린다. 지원자들이 지원하고 싶도록 매력적으로 글 쓰는 일이 포인트 ② 받은 지원서를 선별해 인터뷰 진행 ③ 콘티, 시나리오 짜기 ④ 장소 섭외 ⑤ 촬영 진행 ⑥ 후반 편집 ⑦ 썸네일 디자인 제작 ⑧ 카피라이팅 (후킹할 수 있는 타이틀, 내용, 태그 작성) ⑨ 최종 결과물 완성.
참고로 바로 위에 있는 영상 ⬆️‘재취업 불가능’ ⬆️편에 나오는 면접관 목소리는 나다. 하하☺️ ©장주영
영상은 KB그룹 계열사 전체에 공유됐다. 보통 영상을 보고 댓글을 남기는 비율은 시청 인원의 10% 정도다. 소속 회사와 직급을 넘어 모두 일관되게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콘텐츠 기획 의도에 맞다. 성공이다.
영상은 현재 내부 윤리 교육 콘텐츠로 잘 활용되고 있다. 콘텐츠를 통해 직원 일탈이 조금이나마 낮아져 작게는 직원 관리 비용 절감, 크게는 금융업 신뢰도 하락을 막았다고 생각한다.
✅️ 회사 수익 증대에 기여하는 비즈니스 글쓰기 교육
임직원을 위한 비즈니스 글쓰기 교육도 진행했다. 좋은 콘텐츠를 위한 기본 출발점은 글쓰기이다.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고객을 고려한 비즈니스 글쓰기가 중요하다. 혹자는 이를 조금 더 있어 보이게 UX(User Experience) Writing이라 부른다. 아니면 더 있어 보이게 CX(Customer Experience) Writing 라고도 말한다.
이름이야 어쨌든 해당 롤은 내 역할이 아니고 담당 팀이 있다. 하지만 담당자들은 다른 업무로 바빴던 상황. 해당 팀장과 친분이 있어 “지금 바쁘신 거 같은데 대신 도와드릴까요?” 물어봤고 흔쾌히 허락했다. (고맙다고 나중에 커피 한잔 사주셨다☕)
참석자는 25~30년 차 업력을 가지고 계신 수석 차장 이상 센터장님들.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강의안을 정성껏 준비했다. 다행히 센터장님들 마음이 말랑말랑해서 흡수력이 좋으셨다.
교육 후 예정에 없었지만 간단한 후기를 부탁해 기록했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사전에 계획된 짜인 질문이나 대답 일절 없다. 짜맞쳐진 로봇과 같은 인터뷰는 개인적으로 극혐한다. 펄떡펄떡 생생한 날것의 피드백은 아래 인터뷰 영상에서 볼 수 있다.
✅️ 그동안 회사에서 했던 일을 생각하면…
7년 전 연합뉴스에 경력기자로 입사했을 때 회사 사보에 나왔었다.
국장님, 부장님은 내 능력을 믿어주셔서 이름을 걸고 코너를 진행하게 해주셨다. 인터넷 뉴스가 아닌 이름있는 메이저 언론사에서 자기 이름을 걸고 코너를 진행하는 건 논설위원같이 20년 차 이상인 사람만 가능한 영역이었다. 그런데 언론사의 언론사로 알려진 메이저 연합뉴스에서 30대 초반 기자 이름을 걸고 취재하도록 해주신 거다.
당시 ‘짱기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기사도 많이 작성했다. 나는 출입처 제한 없이 꺼리가 되면 업종 불문 넘나들었다. 물론 담당 부장님 보고와 허락하에 진행했다.
업계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보통 기자들은 출입처 중심으로 취재 하고 기업들은 이들 기자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기사를 관리(?)한다. 이런 상황에 출입처를 넘나드니 기자와 회사 언론 담당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왜냐면 기자들은 자신들이 게으름 or 한눈파는 게 티 날 수 있고, 언론 담당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관점으로 보도자료에 착실히 순종하는 기사를 써주길 원하는데 관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부장님은 현재 조직 내 탑3에 꼽히는 경영진 국장님이 되셨다. 올해 초 물어볼 게 있다며 미팅 요청 겸 밥을 사주셨는데 이런 말을 해주셨다.
연합뉴스 시절을 돌이켜보면 열심히 일하며 퍼포먼스를 냈고 개인적인 성취도 많았다. 하지만 회사 경영진 관점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회사 입장에선 4명 분량(취재, 촬영, 편집, 디자인)을 혼자 다 하니 인건비도 아끼고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가 개인의 능력에만 의지하게 되면 조직 차원의 장기적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
개인사업자같이 각개전투로 일하는 기자들이 모여 있는 언론사나, 개별 컨설턴트 능력이 중요한 컨설팅 펌 같은 일부 업종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타 산업 군에서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요즘 경영학 박사 공부하며 논문을 읽다 보니 이점이 더욱 보이는듯하다.
사실 이렇게 개인에게 일이 집중되면 일을 하는 사람만 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회사는 특정 직원이 어떤 부분에 대해 안다고 하면 계속 시킨다. 일이 몰린다. 그러다 보면 직원은 기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이 줄어들어 아웃풋이 하향평준화된다.
결국 직원은 회사에 중요한 무언가를 할 줄 알아도 할 줄 안다고 말을 안 하는 조직 내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이 생긴다. 요즘으로 치면 생성형 AI(Generative AI)에 대해 할 줄 아는데 말을 전혀 안 하는 거다. 이는 결국 기업 경쟁력 악화로 귀결된다.
컨설팅 받아도 내재화가 안되니 해결 안 된다. 다시 컨설팅 받는데 수십억 날린다. 반짝 바뀌는가 싶지만 내재화가 안됐으니 관성의 법칙으로 돌아온다. 그러는 사이 임원들 임기 만료. 새로운 임원이 다시 컨설팅 받는다.
컨설팅 업체만 배 두둑이 돈 벌고 클라이언트 회사는 변화가 없다. 수십~수백억 돈 썼지만 남은 건 실행되지 않은 문서 달랑 몇 개뿐. 악순환의 무한 반복이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회사 목표 달성을 위해 인적 자원을 확보 및 배치하고, 평가,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와 HRM(Human Resource Management,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과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업무) 측면에서 글을 작성해 볼 예정이다.
Anyway, 저는 요즘 회사에서 이런 업무들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회사에서 내가 무슨 일하는지 작성하는 일은 내 삶의 궤적을 파악해 현재 좌표를 인지하고 개인은 물론 내가 속한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부터 무슨 일하시는지 문서로 정리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