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씨, 커뮤니티 서비스는 나도 생각해 봤는데 우리 회사에서 불가능해. 돈도 안되고 말도 많고. 그러니까 커뮤니티 서비스는 포기하는 게 좋아.”
7년 전 일이다. 2017년 JTBC 본사 소속 디지털뉴스룸 기획-마케팅 파트에서 근무했다. 저 말은 고객 참여를 위한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를 추진하던 중 내부에서 들었던 말이다.
당시 JTBC 뉴스룸은 손석희 사장님을 필두로 신뢰도 1위 뉴스로 급부상 중인 상황. ‘팩트체크’라는 단어를 한국에 처음 도입한 회사도 JTBC었다. 내부 임직원들은 생각했다.
‘우리 회사가 지금은 1위로 좋다. 하지만 오프라인 영향력이 영원하진 않을 거다. 앞으로 몇 년밖에 안 남았다고 본다. 디지털을 강화해야 한다. 오프라인 영향력을 디지털로 확대해 점유율을 높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는 일이 우리 조직 역할. 물론 레거시 뉴스를 단순히 자르거나 수정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옮기는 단순 노가다 디지털을 한 게 아니다.
젊은 애들이 볼만한 콘텐츠 생각해 뿅뿅 소리 나며 자막 왔다 갔다 하는 남들이 하는 비슷비슷한 콘텐츠 따라 만드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유튜브나 인스타 그런 거 어린애들이 하는 거니까 젊은 직원에게 시키면 알아서 잘하는 거 아니야? 알아서 잘 키워봐!” 이렇게 착각하며 대학생 인턴이나 대리급 직원에게 무턱대고 맡기는 임직원이 아직도 많다.
혼자 취미로 하는 유튜브 같은 콘텐츠라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 돈 벌기 위한 디지털 콘텐츠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러면 망한다. 비유하면 와인잔과 같다고 할까.
커뮤니티 서비스와 와인잔
커뮤니티 서비스 이해도를 돕기 위해 와인잔 얘기 잠깐 해보자.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보다 작은 글라스에 담아야 한다. 그게 정석이다. 차갑게 칠링 한 화이트 와인 온도를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다. 화이트 와인도 글라스가 나뉜다. 오크 숙성한 샤르도네(Chardonnay)나 비오니에(Viognier) 같은 품종들은 볼이 좀 더 넓은 글라스를 사용한다. 가벼운 화이트 와인보다 더 많은 향과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레드 와인은 어떨까. 화이트 와인보다 더 크고 볼이 넓은 잔을 사용한다. 레드 와인이 포도껍질과 오랜 시간 접촉해 수많은 요소들이 와인에 녹아 있어 향과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다. 향과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와인이 공기에 노출되는 표면적이 넓어야 한다. 때문에 볼이 넓고 큰 잔을 사용한다. 레드 와인도 스타일에 따라 와인 잔을 조금씩 달리 사용한다. 묵직하고 남성적인 레드 와인은 볼이 약간 좁고 긴 글라스. 피노 누아(Pinot Noir)처럼 향을 즐겨야 하는 섬세하고 가벼운 레드 와인은 볼이 넓은 뚱뚱한 글라스를 사용한다.
와인도 무슨 와인인지에 따라 잔을 다르게 마셔야 그 가치를 고객이 느낄 수 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 우리 콘텐츠가 레드인지 화이트인지 콘텐츠 정체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후 콘텐츠가 담길 그릇인 플랫폼 특성에 맞게 콘텐츠가 다르게 담겨야 그 가치를 고객이 느껴 지갑을 연다. 고객 지갑 열기는 힘들다. 우리 와인이 볼이 넓은 잔이 맞을지 뚱뚱한 잔을 사용할지 세심한 고민은 필수다.
잘못된 원소스 멀티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
‘일단 만든 콘텐츠 여러 곳에 마구 뿌리자! 하나는 팔리겠지!’라는 굴뚝 연기나는 산업화 공장 패러다임. ‘한 놈만 걸려라…!’ 같은 잘못된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 사고방식으로는 굴뚝 연기 없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 당시 내 머릿속에는 이런 질문들이 가득했다.
‘우리 회사 강점과 약점은 뭘까. 어떻게 하면 고객이 우리 회사 강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포지셔닝을 다르게 만들까. 기존 직원들이 이 일을 추가 업무로 느끼지 않고 스스로 디지털 중요성을 깨닫고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뭘까. 업스킬링(Upskilling), 리스킬링(Reskilling) 같은 동기부여를 구조적으로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은 뭘까.’
결국 회사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방법들을 부장님, 보도총괄님 등 임원분들과 함께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렇다. 당신이 생각하는 바로 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맞다. 이 단어가 우리 같은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는 매우 어색하고 생소한 거 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도 디지털 전환이 안된 회사들이 많다. 규모가 큰 대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사실 대리~차장 같은 직원 수준일 때는 회사나 서비스에 문제가 많다고 단순 비판하기는 쉽다. 나도 그랬다. 비판하는 사람은 많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은 희소하다. 대안을 내려면 겉으로 드러난 모습뿐 아니라 내면도 살펴야 한다. 회사마다 서있는 위치가 다르고 보이는 뷰가 다르다. 내면을 꿰뚫어 보기는 어렵다.
올바른 회사 경영을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재무제표상 숫자가 아닌 외부로 공개되지 않는 관리회계상 내부 숫자를 더욱 신경써야 하는 상황과 같다.
40대가 되면서 회사 임원분들과 긴밀하게 일할 기회가 점점 많아졌다. 덕분에 보이는 뷰가 과거보다 더 깊고 넓어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일하면 할수록 업종 상관없이 레거시 조직은 여러 이유 때문에 체질 바꾸기 힘들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하하. 그래도 가능하다 믿는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쉽지 않기에 가치가 있다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비관론자가 아닌 긍정주의자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현실을 바꾸려면 비관적 긍정주의자가 돼야 한다.
커뮤니티 서비스와 인력 부족
조직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모두 느끼듯 인력 부족은 회사에서 늘 직면하는 문제다. 신규 프로젝트라면 더더욱 그렇다. 커뮤니티 서비스 추진 인력은 아이디어를 낸 나와 입사한지 얼마 안 된 대리 포함 달랑 2명. 예산도 없는 상황. 직장인이 리소스 없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나름 얼리어답터인 나는 문득 카카오톡 오픈채팅이 생각났다.
지금은 대중화된 카카오톡 오픈채팅. 7년 전 당시에는 처음 출시된 휑한 서비스였다. 이를 활용해 커뮤니티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 보이는 MVP(최소 기능 제품, Minimum Viable Product)가 보여야 내부에서 개발자 등 추후 고도화를 위한 투자 설득을 진행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바로 개인 네트워킹을 동원해 카카오톡 담당 부장과 연락해 미팅을 진행했다. 당시 카카오도 신규 서비스인 오픈채팅을 대중에게 활성화시켜 카톡 체류시간을 늘려야 하는 목표가 있었다. 그래야 광고수입을 늘릴 수 있으니. 협업의 장점을 어필하고 조율하는 수차례 미팅. 결국 커뮤니티 서비스 추진에 카카오톡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커뮤니티 서비스(Community Service) 추진을 위한 내부 설득은 쉽지 않았다.
레거시 미디어는 사람들 기대가 높고 주목도 많이 받는다. 그런 큰 회사가 관리도 안 되고 힘든 오픈채팅을 활용해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사례는 당시에는 전무했다. 사실 7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없다. 여러 시도와 발표 끝에 내부 임원들을 설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지털 중요성을 믿는 손석희 사장님 덕분에 해당 프로젝트는 추진될 수 있었다. 리더인 임원 중요성을 깨닫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참고로 손석희 사장님은 외부 홍보를 거의 안 하신다. 지금까지도. 하지만 팩플러 홍보영상에는 흔쾌히 출연해 주셨다.
JTBC 손석희 사장님이 커뮤니티 서비스 팩플러를 소개하고 있다 ©JTBC
JTBC 안나경 아나운서가 커뮤니티 서비스 팩플러를 소개하고 있다 ©JTBC
물론 단순 채팅만 시도한 게 아니다. 커뮤니티 참여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와 의미를 넣기 위해 회사 지인을 통해 웹툰 작가를 섭외했다. 쉽고 재밌는 말랑한 네 컷 만화와 퀴즈 콘텐츠를 제공하며 매일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했다. 고객과 신뢰를 구축하는 새로운 시도에 👉한국기자협회에서도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 인터뷰도 진행했다. 당시 지면 한계상 수록되지 못한 내용이 많았는데 아래에 인터뷰 전문을 공유한다.
Q) 커뮤니티 서비스, 팩플러는 언제부터 서비스하고 있습니까?
✅️ 팩플러는 2017년 12월 19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16대, 17대,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해요. 아직은 방송 마케팅을 통한 테스트 단계인 베타 버전인데요. 단계적으로 그림을 그려 나갈 예정입니다.
Q)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30만 명이나 되는 카톡 친구가 있지만 대선 이후 활동이 없던 ‘카카오톡 대선 자문단 플러스친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기획했어요. Only mobile 시대를 맞아 언론사는 디지털 서비스에 대해 많은 고민과 실험을 하잖아요.
디지털에서 아주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일도 좋지만,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본원적인 경쟁력을 디지털로 확장한다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했어요.
Q) 커뮤니티 서비스 이름이 ‘팩플러’인 이유는?
✅️ 커뮤니티 서비스의 슬로건은 “당신의 팩트를 더합니다”인데요. 더하다(+)라는 플러스에 팩트를 찾아 가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합쳐 ‘팩플러’라고 정했습니다. 언론사에서 팬들에게 처음으로 ‘이름’을 지어준 케이스이기도 해요.
매일 방송 주제에 맞게 스토리가 바뀌는 팩플러 웹툰 중 일부 ©JTBC
Q) 현재 팩플러 담당 인원은 몇 명입니까. 담당자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 팩플러는 초기 테스트 학습 단계(MVP, Minimum Viable Product)라 담당 인원은 저 포함 2명이에요. 운영까지 모두 담당해서 빠듯하죠. 추후 개발자도 합류할 예정인데요. 현재 담당자는 ‘팩플지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요. 담당자 업무를 간단하게 설명드릴게요. 뉴스룸에서 방송할 팩트체크 주제가 당일 오전이나 오후에 정해지면, 담당자는 기사를 요약해 4컷 만화로 만들어요. 보통 팩트체크 주제는 어렵고 까다로운 내용이 많거든요. 이용자분들이 주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쉽고 친근한 나의 이야기’로 느껴지게 노력하는 작업 중 하나에요.
그런 다음 기사를 토대로 ‘퍁쳌 퀴즈’ 3개를 만들어요. 오픈채팅방의 참여율을 높이는 동시에, 자칫 다른 쪽으로 흘러갈 수 있는 대화 주제를 팩트체크 기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아주는 역할을 하죠. V, X로 대답하는 퀴즈는 각 20분씩 진행되고, 정답은 팩트체크 방송이 끝난 뒤 채팅방에서 알려드린답니다.
Q) 정해진 시간에 오픈채팅방을 열어 시청자들 간 토론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커뮤니티 서비스가 의도한 대로 잘 운영되고 있나고 보나요?
✅️ 네, 처음엔 우려도 많았어요. 디지털의 특성상 핸들링이나 매니지먼트는 불가능하잖아요. 실시간 채팅이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JTBC 보도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분들이 도배를 하는 등 토론 분위기가 혼탁하게 흘러갈 수도 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성과 애정이 있는 이용자분들이 적극적으로 채팅방에서 활동하셔야 하는데 반신반의했어요. 하지만 서비스를 오픈하고 나니 우려는 기우였더라고요.
토론이라는 기능은 스스로 자정작용을 가지는 듯해요. 잠깐 왔다 가는 분들이나 논하기를 좋아하는 몇몇 분들은 ‘저것도 토론이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적어도 30분 이상 참여해보시면 신기한 현상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관리자가 경찰관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도 토론하는 분들끼리 악플러들을 신고하기도 하고(오픈채팅방에는 신고 기능이 있어서 많은 신고를 받은 사람은 자동으로 대화를 할 수 없게 돼요) 서로 다른 정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끼리 큰 부딪힘 없이 실시간으로 채팅을 하며 배움을 나누고 있으니까요. 확증편향, 필터 버블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공간의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TV 뉴스와 싱크(동기화)를 맞춰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오픈채팅방에서는 뉴스룸을 실시간으로 보는 동시에, 텍스트 라이브도 진행하고 있어요. 팩트체크 방송이 끝나고 난 뒤, 오대영 기자가 팩플러들과의 소통을 위해 셀피를 촬영해서 보내주는 등 방송과 소셜이 하나로 연결되는 실험들도 하고 있습니다.
오픈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면서 채팅하고 있다 ©JTBC
Q) 최대 정원이 1000명입니다. 1000명 수준이면 제대로 토론이 안 될 거라는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 직접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해보니 가능한가요?
✅️ ‘실시간’이라는 특성과 카카오톡 ‘채팅’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감안할 수밖에 없겠죠. 그럼에도 팩트에 대한 자기 의견과 그에 대한 논거들을 제시하는 등 의미 있는 대화가 이어지고 있어요. 정통적인 토론을 위한 플랫폼이라면 매우 무겁고 지루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렇게 자기 의견을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실시간 토론 공간을 테스트해보는 차원이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팩플러 오픈채팅은 뉴스룸 방송시간인 저녁 8시부터 9:30분까지 이어지는데요. 9:30분 이후에도 이용자분들은 ‘뒤풀이 자유토론’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주제에 관해 대화를 하세요. 토론은 새벽 1시, 2시까지도 이어지는데 겨울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뜨겁답니다.
Q) 시청자들의 반응을 아주 지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피드백은 무엇이었나요
✅️ 커뮤니티 서비스 처음 기획 의도인 “공유된 의견을 통해 배움을 나누는 커뮤니티를 지향한다”에 부합한 피드백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주제에 대해 진지한 글을 올려주시는 분들도 놀랍지만, 서로 친분이 쌓여 호칭을 불러주고 배려해 주는 따뜻한 소속감이 느껴지는 분위기, 똑똑해 졌다는 반응, 스포트라이트, 소셜라이브 등 저희 회사의 다른 뉴스 프로그램들에도 긍정적인 낙수효과를 준다는 피드백도 인상적이었고요.
Q) 뉴스 커뮤니티 서비스를 표방했는데 일시적으로 열리는 오픈채팅방이라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더 확장할 생각도 있나요
✅️ 네, 현재는 베타버전이라 팩트체크 방송이 있는 월~목요일 저녁에만 오픈하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팩플러 오픈채팅은 저희가 생각하는 Goal image의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해요. 오픈채팅을 통한 자유로운 이용자들의 반응들을 잘 학습해 다음 스텝 기획에 반영하려고 해요.
Q) 독자, 시청자와의 소통이라는 점에서 팩플러 서비스는 눈여겨볼만 합니다. 단순히 시청자들끼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뉴스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다른 방안 등도 생각하고 있나요?
✅️ 물론이죠. 시작부터 팩트체크 팀과도 공유된 방향인데요. 저희 소셜라이브만 보셔도 ‘방송과 소셜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JTBC 디지털 전략의 기본 방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실거예요. 지난 2017년 진행된 마지막 팩트체크 시간에는 팩플러 분들의 투표도 방송에 반영되는 등 이용자분들의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죠. 디지털과 오프라인이 따로 가는 게 아니라 하나임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죠. 팩트체크는 뉴스룸이라는 사랑받는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 속한 대표적 코너인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가려고 합니다.
커뮤니티 서비스 팩플러의 의견을 JTBC 뉴스룸에서 반영해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JTBC
Q) 이 외에 느끼는 한계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럼에도 커뮤니티 서비스가 의미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저희 자체 플랫폼이 아닌 카카오라는 플랫폼 위에서 진행하다 보니 주어진 여건내에서 지니는 한계가 있어요. 물론 일정 부분을 카카오에서 협력해주시지만 서비스를 운영하는 PM입장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죠.
그럼에도 소셜라이브처럼 독자들에게 새로운 뉴스 경험을 드린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일까요, 이용자분들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하고 응원해주시며 좋은 인게이지먼트를 보여주고 있으시죠.
Q)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들의 JTBC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보시나요?
✅️ 물이 단번에 끓지 않는 것처럼 회사 신뢰가 한순간에 얻어지지 않는다고 봐요. 제가 맡은 커뮤니티 서비스는 첨병(尖兵)으로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군대가 행군할 때 맨 앞에서 경계나 수색하는 임무를 맡은 병사가 첨병이잖아요.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표한 뉴스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은 46개국 중 41위로 아시아 태평양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라고 하는데요.
커뮤니티 서비스는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하나인 거죠. 이용자분들의 피드백 중에 “고맙습니다”와 “수고했습니다”라는 반응들이 많아요. 오픈채팅방이 마무리 될 시간인 21:30분에는 팩플지기가 “팩플지기 퇴근하겠습니다!” 메시지를 보내는데요. 그때를 기다려 사용자분들이 “팩빠~” 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줘서 재밌게 소통하고 있어요.
팩플지기를 나와 아무런 관련 없는 어떤 언론사의 운영자가 아닌, 나와 소통하는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하는 긍정적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소셜라이브도 마찬가진데 이용자들로부터 직접 이런 긍정적 반응을 듣는 언론사 서비스는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뉴스가 당연히 해야 하는 본질. 즉, 이용자들이 머무는 곳으로 가서 함께 듣고, 함께 웃고, 함께 아파한다면 신뢰는 어느 순간 따라오지 않을까요.
자발적인 채팅 문화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서비스 이용자들 ©JTBC
ps“지금 돌이켜보면 6개월씩 함께 일했던 대학생 인턴 친구들을 프로젝트에 투입시킬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발전시킨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제한된 리소스 때문에 T/O 확보하기 어려웠겠지만 강하게 말하면 가능도 했었을 텐데. 너무 다른 팀에만 양보했나. 똑똑한 친구들이었는데. 상큼했던 친구들도 이제는 30대가 됐겠지. 얘들아 잘 지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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